북한의 중요 군수기업소들에서 생산된 250대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가 ‘국경 제1선 부대들’에 인도되는 의식이 4일 밤 평양에서 열렸다고 노동신문이 5일 1~3면에 펼쳐 보도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기념식 연설에서 “전술핵의 실용적 측면에서 효과성을 제고하게 됐다”며 “적들의 무분별한 도발책동에 대한 확실하고 압도적인 견제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남쪽과 접한 최전방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새로 조직된 미사일병 부대들”에 배치될 “250대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는 “전술핵”을 운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는 근거리탄도미사일인(CRBM)인 ‘화성-11-라’ 발사대로 추정된다. 조춘룡 노동당 중앙위 비서는 기념식 ‘보고’에서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우리 식의 위력한 첨단전술 공격 무기”로 규정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는 우리가 계획한 전선 제1선 부대 미사일 무력 건설의 1단계 목표를 점령한 데 불과하다”라며 “해마다 우리는 신형 무장장비의 세대교체 과정을 여과없이 온 세상에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곤 “그것은 그것만으로도 전쟁을 방지하는 특별한 억제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비서는 “주변 군사적 안전 환경은 미국 주도의 동맹관계가 핵에 기반한 군사쁠럭(블럭)으로 그 본질과 성격이 변화됨에 따라 전략적이며 구조적인 중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추종국가들도 미국의 핵을 공유하는 위험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전지구적 안보 환경과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쁠럭체계의 무분별한 확장은 국가의 우리로 하여금 국가의 핵역량과 핵태세가 더 철저하고 더 완비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곤 김 총비서는 “강력한 힘의 구축으로 담보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평화”라며 “우리의 힘은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주와 정의, 평화는 절대무비의 자위력에 의해서만 굳건히 담보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심하자”라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대화도 대결도 우리의 선택으로 될 수 있지만 우리가 보다 철저히 준비돼있어야 할 것은 대결이라는 것이 30여년간의 조미관계를 통해 내린 결론이며 시종일관 견지하는 대미정책기조”라고 밝혔다. 대미 ‘대결’ 의지와 ‘힘’의 강조는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 총비서가 견지해온 태도다. 다만 ‘대결’과 ‘힘’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대화’를 입에 올린 사실은 주목을 요한다. 11월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화’의 여지를 배제하지 않은 태도로 읽히기 때문이다.
한편, 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양이 기념식 주석단 한편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으로 공개됐다. 김양의 공개 행사 참석은 지난 5월14일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 참석 이후 83일 만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